티스토리 뷰
1. 타이타닉 숨은 명장면
영화 타이타닉은 1998년에 개봉하여 전 세계를 강타하고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인기 영화입니다. 2023년 2월에는 23주년을 기념하여 4K 3D로 재개봉 되기까지 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렇게 유명한 영화 타이타닉의 명장면을 묻는다면 아마 100명 중 99명은 한 장면을 꼽을 것입니다. 주인공 로즈와 잭이 배 머리에서 양 팔을 펼치고 하늘을 나는 듯한 포즈를 취하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99%의 명장면 대신 1%의 숨은 명장면을 꼽고 싶습니다. 바로 영화가 끝나갈 무렵 등장하는 장면으로, 100세 노인이 된 주인공 '로즈'가 다이아 목걸이를 심해 속에 던져버리고 편안하게 잠들어 있는 장면입니다. 침대 옆 탁자에는 '로즈'가 챙겨온 여러 개의 액자들이 들쭉날쭉 놓여 있습니다. 길게 늘어져 있는 액자들을 파노라마처럼 빠르게 흘러가듯 보여주는 이 장면에서 누군가는 그저 '로즈'가 20대 그 시절부터 100세 노인이 되기까지의 추억을 보여주는 일반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 숨은 명장면을 찾을 수 있습니다.
2. 액자 속에 담긴 자유로운 삶
왜 이 장면이 숨은 명장면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을 위해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잭과 로즈의 짧은 대화를 인용하겠습니다.
-잭: 몬터레이 만에서 오징어잡이 배를 타다가, LA의 산타모니카 부둣가에 가서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장당 10센트를 받고 초상화를 그렸죠.
-로즈: 왜 전 당신처럼 못할까요? 나도 자유롭고 싶어요. 그 부두에 데려간다고 말해줘요. 그냥 말뿐이라도 말이에요.
-잭: 아니요, 진짜 그렇게 해요. 싸구려 맥주를 마시고 토할 때까지 롤러코스터를 타죠. 해변가에서 말도 탑시다. 대신 여자처럼 옆으로 타지 말고 카우보이답게 멋지게 타는 거예요.
-로즈: 발을 양쪽에 두고요?
-잭: 네. 물론이죠.
-로즈: 좋아요. 남자처럼 타는 법을 알려줘요.
-잭: 담배도 남자처럼 피워요.
-로즈: 침도 남자답게 뱉고요
(영화 타이타닉 중)
3. 잭을 사랑한 로즈의 진심이 담긴 액자
이제 숨은 명장면의 이유를 찾으셨을 것입니다. 사진 속에는 요조숙녀처럼 조신하게 살아야 했던 족쇄 같은 삶이 아닌 잭과 이야기했던 '자유로운 삶', 자유롭게 비행하고, 낚시를 하고, 발을 양쪽에 두고 말을 타는 로즈의 모습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잭과 나눈 소중한 대화와 감정을 오랜 시간 잊지 않고 간직한 애틋함. 나를 가두어 놓았던 가문과 가족의 속 박을 벗어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자 했던 용기. 꿈이라고만 생각한 일을 하나하나 실천하며 이루어 나가는 소소한 행복감. 이 모든 것이 표현된 짧은 5초의 신(scene)이야말로 진심으로 잭을 사랑한 로즈의 마음이 담긴 숨은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명작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려 2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도 관람객 평점 9.7점을 자랑하며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타이타닉. 아마 지금으로부터 25년 후에도 타이타닉만의 감성과 매력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 다시 한번 오랜만에 타이타닉 영화를 보며 혹시 그 옛날 내가 놓쳤을지 모를 명장면, 혹은 시간이 지나고 새롭게 다가오는 또 다른 명장면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