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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국제시장' 정보 및 평점
영화 '국제시장'은 2014년 12월에 개봉하여 무려 1426만 명이 관람한 천만 관객 영화입니다. 평점 역시 9.16점으로 매우 높게 집계되었습니다. 그 비결은 아마 영화 국제시장이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로부터 현재까지 한국 역사상 격변의 시대라고 할 수 있는 시대를 온몸으로 겪으며 살아남은 주인공 '덕수'(배우 황정민 역)의 이야기가 젊은 층부터 장년, 노년층까지 아울러 감명을 주는 서사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실제로 국제시장 영화에서는 한국 역사상 굵직한 사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흥남 철수작전부터 파독 광부 모집, 이산가족 상봉 등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를 주인공 '덕수'만의 이야기로 펼쳐나가는 영화 국제시장의 전반적인 줄거리와 영화에 담긴 한국의 역사, 그리고 영화 속에서 엿볼 수 있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2. 줄거리 및 영화에 담긴 가치
영화는 6.25 전쟁 당시 중국군의 개입으로 북에서 남으로 철수를 해야 했던 '흥남 철수작전'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주인공 '덕수'의 가족은 흥남에서 부산으로 철수하는 배에 오르기 위해 수많은 인파 속에서 정신없이 달리고 또 달립니다. 그렇게 배에 오르던 중 덕수는 아버지 그리고 여동생 막순이와 헤어지게 되고, 그렇게 아버지와 여동생과 생이별한 채 나머지 가족들과 부산 고모네(꽃분이네 잡화점)에 정착하여 살게 됩니다. 아무것도 없이 새로이 시작해야 했던 부산에서의 삶은 녹록자만은 않았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맏형 '덕수'는 서울대에 합격한 동생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고자 친구 '달구'와 함께 파독 광부 선발에 지원하고 독일로 향하게 됩니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갱도에 매몰당하는 사고를 겪는 등 온갖 모진 경험을 하지만 가족을 위해 돈을 벌겠다는 일념으로 버티며 일하다 비자 만료로 한국으로 귀국하게 됩니다. 독일에서의 생활이 힘들었지만 그곳에서 덕수는 간호사로 파견된 '영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영자 역시 한국에 귀국하여 둘은 부산에서 결혼을 합니다.
이대로 알콩달콩 잘 살았습니다의 결론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여동생의 혼수 자금 그리고 아버지와 헤어지던 당시 만남을 약속한 '꽃분이네'가게가 팔리지 않게 하기 위해 가게를 인수할 만한 돈이 필요했던 덕수는 돈을 벌기 위해 베트남의 민간 기업 기술자로 일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당시 베트남은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였고 가족들은 덕수의 안전을 위해 극구 말리지만 덕수는 기술자로 일하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전쟁에 휘말릴 일은 없다고 안심시키며 결국 베트남으로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베트콩의 게릴라전으로 죽을뻔한고비를 한 번 더 겪게 되고, 그 여파로 허벅지에 총을 맞으며 평생 다리를 절며 살게 되는 상처를 입게 됩니다. 큰 후유증을 남긴 상처가 생겼지만 그래도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덕수는 인수한 고모네 가게 '꽃분이네'를 운영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던 중 TV에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방송이 나오고, 흥남 철수 때 헤어진 여동생 막순이와 아버지를 찾기 위해 덕수는 서울로 올라갑니다. 몇 번의 실패를 겪다 마침내 미국으로 입양되어 잘 자라고 있던 여동생 막순이를 찾게 되고 눈물의 재회를 하게 됩니다. 한 편의 영화 속에는 끔찍한 전쟁을 겪고, 피난길에 가족 일부와 생이별하게 되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고, 또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가족들을 생각하고 희생하며 돈을 벌어야 했던 한 사람의 고되고 치열했던 일생이 보입니다. 그 치열했던 일생 속에서 나 자신보다는 가족들을 지키고 이끌어 가겠다는 가장으로서의 희생과, 전쟁이 낳은 비극적인 상황들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던 국민들의 애탄을 담은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3. 영화에 담긴 한국의 역사
- 흥남 철수작전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6.25 전쟁이 발발하고 북한군은 빠른 속도로 낙동강 전선까지 치고 내려옵니다. 낙동강 방어선에서 위기에 처해있던 중, 상황을 반전시키는 '인천상륙작전'을 계기로 전세는 역전되고 북진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 중국이 개입하며 인해전술로 다시 남쪽으로 밀고 내려오게 되고 이에 우리 군은 철수를 하게 되는데, 이때가 바로 영화 국제시장의 첫 장면이 되는 '흥남 철수작전'입니다. 12월 15일 미 10군단 전 병력이 흥남으로 집결하여 해상을 통해 부산으로 철수를 하는 흥남 철수작전이 시작되고 이에 수많은 피난민들도 함께 내려가기 위해 흥남 부두에 모여들었습니다. 수많은 수송선 중 가장 많은 피난민을 태운 것으로 유명한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바로 국제시장 영화 속 주인공 덕수네 가족이 오르게 되는 배로 그려집니다. - 파독 광부/간호사
1960~1970년대 박정희 정부가 실업문제 해소와 외화 획들을 위한 해외 인력수출의 일환으로 서독에 한국의 인력을 파견하게 됩니다. 이때 파견한 직종은 바로 광부,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당시 독일의 3D업종)로 많은 사람들의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그리고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독일로 떠나게 됩니다. 강도 높은 근무환경과 악조건 속에서 희생하고 버티며 일하며 이들이 송금한 금액은 대한민국 수출액의 약 20~30%를 차지하며 당시 어려웠던 한국의 발전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 '덕수'가 광부로, 덕수의 아내 '영자'는 간호사로 서독에 파견되어 서로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게 됩니다. 실제로 당시 이와 같이 독일에서 만나 결혼하는 한국인 부부, 혹은 한국인 간호사가 독일인과 결혼하며 독일에 정착하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 베트남 전쟁
베트남 전쟁은 1955년~1975년까지 북베트남과 남베트남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입니다. 이 전쟁에서 미국의 군대가 남베트남에 파병되어 북베트남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고, 이때 대한민국도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전투 병력을 파병하게 됩니다. 하지만 게릴라 조직 '베트콩'의 활동으로 고전을 겪다가 미국 국민들의 반전운동 등 전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으로 미군은 1973년 베트남에서 철수하게 됩니다. 영화 속에서 '덕수'는 베트남 전쟁의 군인으로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전쟁이 한창인 시기에 여동생 혼수 자금을 벌기 위해 베트남에 기술자로 일을 하러 갔다가 철수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게 됩니다. - 이산가족 상봉 (KBS 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대한민국은 6.25 전쟁 당시 전쟁을 피해 피난길을 떠나는 도중, 사람들 무리에 휩쓸리거나 포격을 피해 사방으로 달아다는 등 수많은 이유와 상황 때문에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서로를 찾을 수도, 생사를 확인할 수도 없는 이산가족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이산가족의 수는 당시 추산한 수만 해도 1,000만 명이 넘는 정도로 엄청났습니다. 이에 KBS는 당시 휴전 30주년 1983년에 다양한 6.25 특집 주간 방송을 기획하였고, 그중 그 당시 파급력이 높은 TV를 활용해 서로를 찾지 못하고 흩어져 살고 있는 이산가족을 찾고 만나게 해주자는 목적으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됩니다. 그렇게 1983년 6월 30일부터 약 4~5개월간 이산가족 상봉 생방송 프로그램이 방영되게 됩니다. 당시 서로를 간절하고 애타게 찾던 이산가족들의 애절한 여러 사연들은 방송을 보는 모든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1만이 넘는 가족들이 재회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